메릴랜드 전역에서 부동산 재산세 평가액이 급등하며 주민들 사이에 큰 충격과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주택 가치가 최대 35%까지 상승해 세금 부담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볼티모어에서 오랜 기간 거주했던 크리스 카퍼는 범죄율과 높은 주거비 문제로 2022년 가족과 함께 주 동부 해안 지역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이번 재평가로 인해 재산세가 다시 급등하며 이전에 겪었던 재정적 부담이 되살아날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카퍼는 “이번 평가로 볼티모어 시절의 부담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범죄 문제와 높은 비용 때문에 이사했는데, 이제는 이곳에서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 세무 및 평가청(SDAT)에 따르면, 이번 재평가에서는 약 70만 건의 주거 및 상업용 부동산이 대상이었으며, 카퍼의 자택과 네 채의 임대 주택도 포함됐다.
카퍼는 “내 자택은 3년에 걸쳐 31.2% 상승하고, 한 임대 주택은 24%, 다른 한 곳은 35.3% 올랐다”라며 큰 부담을 토로했다.
2025년 세금 연도를 기준으로 메릴랜드 주택의 평균 가치는 21.1% 증가했으며,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평균 16.4% 상승했다. 이 가운데 웨스턴 메릴랜드와 이스턴 쇼어 지역이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볼티모어 카운티의 주택 가치는 22.6% 상승해 중부 메릴랜드 지역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으며, 볼티모어 시는 17.4% 상승했다.
20년 경력의 부동산 및 금융 전문가 타이론 키스는 재산 가치 상승이 긍정적일 수 있지만, 그로 인한 세금 부담은 많은 가정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부동산 가치가 오른다고 해서 그 가치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세금 부담이 늘어나 가계 재정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크다”고 말했다.
한편, 댄 필립스 SDAT 국장은 주민들의 세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공제와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필립스 국장은 “재평가 통지서에는 주거용 여부와 홈스테드 세금 공제(Homestead Tax Credit) 신청서가 포함돼 있다”며, “주거용으로 등록된 경우, 반드시 공제를 신청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세금 공제 프로그램은 소득 수준에 따라 세금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카퍼는 이러한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메릴랜드를 떠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델라웨어와 가까운 지역에 살고 있어 메릴랜드에 있는 다섯 채의 부동산을 모두 매각하고 델라웨어로 이주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재산세 급등 사태는 메릴랜드 주민들 사이에서 재정 문제와 정책 개선 요구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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