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들이 널리 사용하는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BNPL)’ 서비스가 앞으로는 신용점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계 최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FICO는 24일(현지시간) BNPL 데이터를 신용점수 산정에 반영하는 새로운 모델 ‘FICO Score 10 BNPL’ 및 ‘FICO Score 10 T BNPL’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들 점수 모델은 업계 최초로 BNPL 정보를 포함하는 주요 신용지표로 평가된다.
FICO는 이번 개편이 “미국 신용 생태계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후불 결제의 역할을 반영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줄리 메이 FICO B2B 스코어 부사장은 “BNPL 대출은 소비자의 금융생활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번 모델은 특히 BNPL을 통해 처음으로 신용 활동을 시작한 소비자들의 신용도 평가에 실질적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FICO는 미국 내 주요 대형 금융기관들의 의견을 반영해 BNPL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통합했다고 밝혔다. 신용업계 전반에서는 이번 조치가 “대출기관들이 보다 정확하고 책임 있는 신용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필수적 변화”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대출기관들은 소비자들의 BNPL 상환 습관까지 포함한 보다 폭넓은 금융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도를 판단하게 된다.
BNPL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먼저 구매한 뒤 일정 기간 동안 나눠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애프터페이(Afterpay), 클라르나(Klarna), 어펌(Affirm), 페이팔(PayPal) 등의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물가 상승, 고금리, 학자금 상환 재개 등의 경제적 압박 속에서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고가 소비재 구매 시 주로 이용됐지만, 최근에는 생필품 구매에도 BNPL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렌딩트리(LendingTree)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BNPL 이용자의 25%는 식료품 구매에 해당 서비스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14%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한편, 일부 BNPL 상품은 무이자 및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지만, 특정 플랜에서는 이자가 부과되며 결제 계좌 잔고 부족 시 연체료가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는 소비자와 금융기관 모두에 보다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신용정보 체계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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