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 내 고등학교 학생들이 오는 가을부터 수업 시간 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일부 학교에서 시범 도입된 ‘휴대전화 잠금 파우치’ 제도가 효과를 보이자, 지역 교육청이 이를 전면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알링턴 공립학교 당국은 25일 “2024~2025학년도부터 웨이크필드(Wakefield), 워싱턴-리버티(Washington-Liberty), 요크타운(Yorktown), H-B 우드론(H-B Woodlawn), 알링턴 커리어센터(Arlington Career Center) 등 다섯 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잠금 파우치에 보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랭스턴(Langston)과 알링턴 커뮤니티 고등학교는 제한적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잠금 파우치(Yondr pouch)는 학생들이 개인 휴대전화를 강제로 보관하고, 수업 종료 전까지 사용하지 못하도록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이다. 웨이크필드 고교에서 이미 1년간 시행된 결과, 수업 방해가 현저히 줄고 교실 내 집중도가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해당 학교 교사인 애슐리 릭먼은 “도입 전에는 수업 시간마다 수십 번씩 ‘휴대전화 집어넣으라’고 말해야 했다”며 “하지만 파우치 제도 이후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만 언급하면 됐다. 큰 변화였다”고 말했다.
릭먼은 또 “학생들이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하게 됐다. 복도나 점심시간에 고개 숙이고 휴대전화만 보던 모습은 거의 사라졌다”며 “학교는 틱톡이나 문자 메시지를 하는 곳이 아니라 학습을 위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고 덧붙였다.
일부 학생들이 탈취제나 계산기를 파우치에 넣고 ‘가짜 보관(faking)’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기기의 사용 빈도는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응급 상황 시 연락이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긴급 상황 발생 시 부모는 학교를 통해 자녀에게 연락할 수 있으며, 학생들도 지정 구역에서 파우치를 열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링턴 중학교에서는 다음 학기부터 학생이나 학급별 상황에 따라 파우치 사용을 선택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토머스 제퍼슨 중학교에서 시범 운영이 진행됐으며,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기기 없이 훨씬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알링턴 외에도 페어팩스 카운티 등 워싱턴 D.C. 인근 교육구들이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유사 정책을 속속 도입 중이다. 지난 5월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수업시간 내 휴대전화 전면 금지’를 명문화한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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